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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아름답고 의미있는 삶

금쪽이를 통해 나를 보다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4회차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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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이를 통해 나를 보다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4회차 시청

 

남편 셔츠 다림질하면서 채널A의 '요즘 육아 금쪽같은내새끼'를 시청했다.

개인적으로 오은영박사님 팬이라 해당 프로그램을 알게 됨에 반가웠고, 채널고정했다.

 

채널A 요즘육아 금쪽같은 내새끼 : 프로그램 짧게 설명하자면 

채널A 요즘육아 금쪽같은 내새끼 홈페이지 메인화면

아직 임신하지 않았지만 육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나를 멈추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매 회차마다 한 가정이 출연하면서 그 가정의 자녀들을 금쪽이라고 부른다.

 

금쪽이와 양육하는 부모의 생활을 관찰하면서 문제점을 찾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한다.

 

 

과거에 즐겨보던 SBS에서 방영했던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느낌과 비슷할 수도 있겠으나 오은영박사님이 직접 개입하기보다 패널들과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육아 방식들을 듣고 맞춤형 솔루션을 들을 수 있다는 것에 차이가 있다.

 

4회차 금쪽이 : 4남매중 첫째 10살 금쪽이

 

시청한 회차는 4회였다. 4남매를 양육하는 부부의 이야기를 보았다. 4남매 중에서의 금쪽이는 바로 첫째 여자 아이였다. 가정에서의 맏이인 금쪽이는 10살 또래아이들보다 의젓하며 동생들을 잘 이끌어주고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형 어린이였다. 그리고 부모님께 잘 보여야한다, 특히 엄마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마인드가 돋보였다. 

 

부모가 없는 집안에서 동생들을 돌보며 부모의 제안을 잊지 않고 꼭 실행해내는 어린이였다. 저녁을 먹는 상황에서도 동생들이 다 먹기까지 챙기느라 금쪽이 본인은 식사하지 못하는 모습을 영상 속에서 볼 수 있다.

 

마치 어린 엄마같다는 패널들의 의견과 오은영박사도 이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다.

이러한 어린이들 가리켜 학술적 용어로 Parental Child라고 한단다. 

출처: 채널A 다시보기 영상 캡처

자식은 자식의 자리가 있고, 부모는 부모의 자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가 바뀌어 있어요.

 

금쪽이는 부모의 요구에 충족해야하며, 동생들도 잘 돌봐야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뭐든지 다 양보하며 '타인 중심적인 삶'을 살고 있는 금쪽이.

 

자신의 의견은 거의 없으며 끝까지 참는 모습을 보인다. 

금쪽이가 동생들로 인해 속상한 이야기를 꺼내면 부모들은 크게 반응이 없다.

이러한 모습에 오은영박사는 지적한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엄마 나름의 속사정도 다 있었다.

(그래도 아이를 중점적으로 다루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면이 마음에 들었다.) 

 

 

하고 싶은 말은 지금부터 : 금쪽이를 통해 본 나의 모습

 

4회차 금쪽이를 보면서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동생이 둘인 나도 금쪽이와 같은 삶이었음을 생각했다. 어렸을 때, 나의 부모님도 바쁘셨다. 우리보다 다른 가정의 아이들을 더 생각하시기 바쁘셨다. 그 속에서도 늘 빼놓지 않으셨던 것이 우리를 향한 사랑표현이었다. 

 

그렇다면 왜 난 금쪽이를 통해 나를 보았을까.

 

장녀라는 타이틀. 나 말고 챙겨야하는 형제들. 바쁘신 부모님. 이러한 환경과 욕심이 많았던 나는 더 본을 보이고, 무엇보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는 큰 딸이 되려고 노력했었다. 마치 '착한천사 컴플렉스'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금쪽이처럼 저렇게 열심히 집안일을 돕진 않았다.ㅎㅎ 다시 생각해도 저 10살 금쪽이 너무 대단하다. 

 

어렸을 때 바쁜 가정 분위기 속에서 내 감정과 상황은 점차 나누지 않게 된 거 같다. 스스로 해결하는 게 습관화되서 그런건진 모르겠다. 어떤 면에서 이는 굉장한 강점이기도 한데, 씁쓸한 부분을 굳이 찾자면 나를 잘 오픈하지 않는 것이다. 감정마저도 스스로 조절하고 감추는 면이 있었기 때문에.

 

금쪽이 만큼은 아니더라도 금쪽이가 어떤 기분인지는 공감이 되었다. 어쩌면 10살의 내모습이 정서적으로 금쪽이와 같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렵고 어색했던 '정서적 공감'이라는 것

 

나도 금쪽이처럼 자신의 감정에 가정에게는 솔직하지 못했다. 어렸을 때 필요한 것, 원하는 것이 있어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한 거 같다. 부모님들의 일을 도와야 하는 주어진 상황, 해야할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로 돌아가서 생각해봐도 부모님은 바쁘셨을 거 같다. 내 감정까지 돌아보기엔 말이다. 그래서 화면속 금쪽이의 입장도 부모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출처: PIXABAY

내가 그랬었다고 해서 결핍이 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가정안에서 받는 상처와 결핍이 있기 마련이다. 그 정도가 크면 문제가 되는 것인데 나는 그정도는 아니었다. 

 

하고 싶은 말은 정서적 공감이다. 과거에는 정서적 공감을 공급하기에 가정이 너무 바빴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난 이에 대해 불만을 갖거나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20대 신앙생활을 통해 어느정도 해소했기 떄문이다. 

 

그래서 정서적 공감을 받고 표현하는 것이 어색했던 것 같다. 감정보다 이성이 앞서는 성격(굳이 성격유형으로 설명하자면 ENTP)인데,  이는 자라온 환경이 스스로도 감정보다 이성을 더 앞세운 자아, 성격으로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

 

 

자기표현도 연습이다, 말하자. 

출처: PIXABAY

그냥 이 프로그램 속 금쪽이를 보며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들이 올라왔다. 깊이 생각하기 보단 그 금쪽이의 마음과 반응이 충분히 공감되어서다. 

 

영상 속 금쪽이에게 오은영박사가 질문을 한다.

 

오은영박사 : "우리 만나서 뭐먹을까?"

금쪽이 : 아무거나요

오은영박사 : 아무거나 말고, 금쪽이가 정말 원하는거. 먹고 싶은거.

금쪽이 : 그럼 (박사님이) 싫어할 수도 있는데.

오은영박사 : 괜찮아. 너는 너가 먹고싶은거 먹고,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거 먹으면 되지.

금쪽이 : (고민)음.. 회요.

 

이 대화는 극히 일부분인데 세상엔 4회차 금쪽이 같은 친구들이 많다. 어른들 중에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꼭 해야 하는 연습이 있다. 바로 '자기 표현'이다. 그리고 적절한 '반응'이다. 프로그램 속에선 '솔.까.말'이라고 한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

 

나도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이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임을 알게 되었고,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방법임을 깨달았다.

 

출처: 채널A 영상캡처

금쪽이가 엄마로부터 공감을 얻은 후의 반응이다. 아이가 감동해서 눈물을 흘린다. 이 어린 아이가 그간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이제 금쪽이는 가정의 정서적 지원을 받으며 더 건강하게 자랄 것이다. 영상 속에서만 봐도 주인공 금쪽이는 참 씩씩하고 남을 잘 챙기며 주도성이 보이는 어린이였기 때문이다.  

 

 

이제 내게로 넘어와서 나는 가장가까운 남편에게까지 내 의사표현이나 감정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던 게 아닌가 하며 돌아본다.

워낙 삭히기를 잘하고, 다른 사람보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더 말이 없는 나임을 알기에 솔직하게 그리고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표현해야겠다. 이것이 서로를 이해하는 중요한 도구이기 떄문이다. 그간 조금 간과했던 점을 반성하며 오늘 야근하는 남편과 대화를 해야겠다. 연습은 꾸준히 해야하니까. 

 

 

 

글로도 표현할 수 있다 

출처: PIXABAY

말이 어렵다면 금쪽이 처럼 글로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 나도 그렇게 하고 있다. 글이 조금 더 내 감정과 생각을 정리해서 전달해 주는 느낌이다. 부연설명이 많을 떄도 있지만 말이다. 

 

- 하고 싶어.

기분이 - 했어.

- 했었어.

 

주절주절 자신의 감정을 나열하는 사람들이 부러운 저녁이다. ㅎㅎ 서툴지만 해야지. 그래야 서로가 성장하니까.